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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 후보자 "미 제조업 르네상스 도우며 관세 예봉 피해간다"

시민언론 민들레(Dentdelion)

by gino's 2025. 7. 2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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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역량, 방위산업을 포함한 군사력, 문화적 창의성, 민주적 역동성을 미국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한미동맹을 양국이 모두 윈-윈(상생) 하는 방향으로 더욱 강력하게 심화시켜 나가겠다." (17일,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모두 발언)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7.17. 연합뉴스

미국이 8월 1일로 시한을 정한 한미 관세협상에 임하는 이재명 정부 복안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17일 조현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집중 질의와 답변 과정에서다. 조 후보자가 전한 우리 정부의 접근 방식은 관세 문제 자체에 집중하는 대신 제조업 분야 등에서 우리가 가진 강점을 활용해 미국 측의 필요를 충족해 주는 일종의 '패키지딜(묶음 타결)' 방식이다. 청문회 모두발언에서는 방위산업을 비롯한 우리의 군사력도 우리의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주한미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무역 협상과 분리할 것을 시사했다.

조 후보자는 "우리만의 협상카드가 무엇인가"라는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여러 가지 대응책이 마련된 걸로 알고 있다"라며 '더 구체적인 것은 관련 부처들이 A안, B안, C안을 마련해서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미국 관심사가 제조업 부흥인데 우리의 강점인 조선, 반도체, 배터리,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한국과 르네상스(부흥) 파트너십을 만들자고 준비해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음 주 경제부처 고위급이 방미 협상할 예정"이라면서 "남북문제를 포함해 한미동맹의 큰 틀에서 봐야 하므로 취임하자마자 미국에 가서 협상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그러나 "경제부처에서 상호관세뿐 아니라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완전 철폐나 인하를 목표로 노력 중"이라면서 "그 결과 최종 관세가 어느 수준이 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8월 1일까지 2주도 채 안 남았는데 협상이 가능한가'라는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가능하다고 본다"라면서 "우리도 총력을 다하고 있고, 미국 입장에서도 (우리가) 매우 중요한 동맹국이자 통상 상대국이기에 우선순위를 두어 협상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하면서 전략적으로 대응하면 짧은 기간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관세와 비관세, 통상, 안보까지 패키지딜로 접근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과 관련, 미국의 요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후보자 신분이라 저간의 사정을 세세히 알지 못하지만, 우리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 우리가 가진 강점을 동원해 좋은 패키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이,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보낸 편지를 들고 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5. 7. 7 AP 연합뉴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우리는 패키지딜을 두고 한쪽에서 양보하고, 다른 쪽에서 양보받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트럼프는 한쪽에서 양보받으면 그걸로 다른 쪽에서 더 큰 양보를 받으려 할 수 있다"라면서 패키지딜의 한계를 지적했다. 앞서 위성락 실장은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미 국가안보보좌관 겸 국무부 장관을 만나고 귀국한 뒤 9일 언론브리핑에서 "미국 측에 통상과 투자, 구매, 안보 전반을 망라해 '패키지딜'로 협상을 진전시키자고 했다. 루비오 장관도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 후보자는 패키지딜에 포함될 '안보' 사안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떼어내 설명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와 관련 국익 기준의 협상을 묻는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방위비 협상은 지난번 합의한 걸 지켜나간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라면서 또다시 강점 활용론을 펼쳤다. "여러 요구가 뒤 따를 것으로 예상하지만, 예를 들어 조선이나 신세대 원자력 이런 장점을 잘 활용하면 윈-윈(상생) 안을 만들 수 있지 않는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9일 "우리 정부는 유효하게 타결되고 발효된 제12차 SMA를 준수하며 이행을 다 해나간다는 입장"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한미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은 2024년 10월 제12차 SMA 협상 결과 2026년 1조 5192억 원에서 2030년까지 5년 동안 우리 국방예산 증가율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올해는 1조 4028억 원 수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현재의 9배 정도인 100억 달러(약 13조 7000억 원)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그동안 관세협상을 타결한 영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해당국이 고율 관세를 매기면서도 해당국의 미국산 수입품에 0% 관세를 적용하는, 이른바 '약탈 관세'에 대해서는 "미국이 여러 나라를 상대로 하는 하나의 게임 같은 것인데 한국으로서는 아주 조심스럽다"라면서 "(특정국)을 벤치마킹, 타깃으로 정하기보다 적어도 특별히 더 손해 보지 않는 방향으로 일단 (위기를) 넘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귀국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미 결과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5.7.9 연합뉴스

"미국이 글로벌 기준과 우리 국익에 맞지 않는 요구를 하지 않겠나"라는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미국의 일방주의는 분명히 국제정치의 도전으로 과거에 없었던 현상"이라면서 "한국같이 (미국 영향에) 취약한 나라는 조심스레 상황을 보아가며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미 관계의 좋고 나쁨이 우리 생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국내 총생산(GDP)으로 취약지수를 도출한다면 우리는 GDP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미 관계에 취약성을 보이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인정하는 발언으로 들렸다.

조 후보자는 미국이 쌀과 쇠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압력을 높이려 한다는 의원들의 질의에는 즉답을 피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미국이 농축산물 수입 규제 철폐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지킬 것은 지키되, 협상의 전체 틀을 고려할 때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국을 다녀온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언론브리핑에서 "모든 디테일한 것(상세내용)을 담은 완벽한 협정을 만들기에 20일은 부족하다. 어떤 원칙적인 것을 합의한다고 가정하고, 추가로 시간을 갖고 협상하는 포맷(구조)은 가능할 걸로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에 대해서는 "2000년대 초 이후 합의해 둔 것도 있고, 그동안 세계 정세가 바뀜에 따라 새롭게 고려해 바꿔야 할 내용도 있다"라면서 두루뭉술하게 답했다. 한미연합훈련이 "오랫동안 우리의 안정을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면서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전) 보았듯이 한미 간 합의에 의해 약간의 조정을 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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