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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 대러 포탄 공급 경고 하루만에 우크라에 열화우라늄탄 공급

시민언론 민들레(Dentdelion)

by gino's 2023. 9. 1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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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뉴욕타임스, 북·러 정상회담 및 군사협력 보도. 

5일 백악관·국무부·국방부, 언론 브리핑서 북한과 러시아에 일제히 '후과' 경고.

6일 펜타곤,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 포함 10억달러 상당 무기공급 발표.

7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북한의 대러 포탄 공급은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재차 경고.

미군 병사들이 5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제30차 국제방위산업 전시회장 밖에서 미국산 에이브럼스(M1/A2) 탱크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국이 6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다고 발표한 열화우라늄탄은 이 탱크의 포탄으로 사용된다. 2022.9.5. 로이터 연합뉴스

동아시아에서 우크라이나로, 다시 우크라이나에서 동아시아로 오가는 미국의 행보가 종횡무진이다. 통으로 보면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 문제로 집중된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7일(현지 시각)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자카르타에서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을 공급하려는 생각은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실제 지원하면 "러시아와 북한 모두 고립이 심화할 것으로 강하게 믿는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북·러 정상회담 및 군사협력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다음 날인 6일 미국 국방부(펜타곤)는 우크라이나에 열화우라늄탄을 포함한 10억 달러 상당의 추가 무기지원을 발표했다. 열화우라늄탄은 올가을 우크라이나군에 전달될 미제 에이브럼스 탱크 31대의 포탄으로 사용된다.

북한의 대러시아 포탄·탄약 제공 가능성을 선제 경고한 미국이 열화우라늄탄을 건네는 것은 지독한 아이러니이다. 

'더러운 폭탄'이라고 불리는 열화우라늄탄은 탱크의 철판을 뚫는 위력이 있다. 1991년 걸프전과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세르비아 폭격에도 쓰였다. 우라늄 235 함유량이 천연 우라늄보다 적지만 인체 유해와 환경 파괴를 유발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가운데)이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참석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이야기 하고 있다. 2023.9.7. AFP 연합뉴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7일 "미국은 열화우라늄탄을 제공으로 야기될 아주 슬픈 결과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토의 유고슬라비아 폭격 뒤 암을 비롯한 질병이 늘어난 사태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질병통제센터와 세계보건기구(WHO)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연구 결과를 거론하면서 "열화우라늄탄이 인체에 암을 유발하거나, 환경을 파괴한다는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이 포탄 부족을 이유로 지난 7월 집속탄에 이어 열화우라늄탄까지 건네는 것은 그만큼 우크라이나의 전황이 어렵게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월부터 반격에 나섰지만,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 이남에 설치한 3중 방어선에 막혀 전선은 고착돼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3일 올렉시 레즈니코우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했다.

집속탄은 155㎜ 포탄으로, 열화우라늄탄은 러시아군 탱크 공격용으로 각각 사용된다. 전쟁 뒤에도 민간인에게 지속적으로 피해를 남기는 집속탄은 전세계 123개국에서 사용·제조·보유·이전이 금지된 대표적인 비인도적 무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펜타곤은 7일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제공한 무기는 총 437억 달러(58조 3000억 원) 상당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발발한 전쟁 초기만 해도 대리전, 제한전 방침이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용 무기 제공 요구에 "러시아와 나토의 전쟁으로 확전되면 3차대전이 일어난다"면서 거부했던 이유다. 하지만 이후 스스로 설정한 금지선을 계속 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를 통한 F-16 전투기 지원도 승인했다. F-16 전투기는 내년 봄 전달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떠한 무기도 '최종 병기'가 되지 못했다.

러시아가 최후 병기로 공언하고 있는 것은 핵무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영국의 우크라이나 열화우라늄탄 제공에 지난 3월 25일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할 것이고 밝힌 바 있다. 벨라루스 공군기 10대를 핵무기 적재가 가능토록 개조하고, 핵무기 격납고를 7월 1일까지 완성할 것이라는 일정도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핵무기 선제 타격 독트린을 러시아도 도입할 것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7일 "러시아는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배치는 대통령이 언급한 일정에 따라 수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는 동방경제포럼이 열리는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의 극동대학. 7일 현지 경찰들이 배치돼 있다. 2023.9.7. 연합뉴스

미국 행정부 및 '동맹국' 관계자가 북·러 정상회담 장소로 꼽은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은 10일 개막한다. 러시아 외교부가 지난 5일 발표한 포럼 참가국 대표단 및 주요 인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12일 본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연합뉴스는 8일 현지 발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11일 전용열차 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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