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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도 주목한 '바이든/날리면' 정부 대처

시민언론 민들레(Dentdelion)

by gino's 2023. 3. 2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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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들어 한국의 인권과 민주주의 수준이 떨어졌음이 미국 국무부 보고서에서도 확인됐다. 국무부는 20일 연례 '2022 국가별 인권 관행 보고서' 한국 편에서 정권에 의한 언론 탄압 및 명예훼손 소송의 악용, 부패 및 국가보안법의 폐해 사례를 적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10 연합뉴스

이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를 다룬 '2021년 보고서'에 없었던 부분들로 보고서가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인권 상황이 후퇴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보고서는 윤 대통령이 오는 29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제2회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발표된 것으로 의미가 각별하다. 국무부는 이날 특별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인권을 외교정책의 중심에 놓고, 인권과 민주적 원칙들에 대한 존중을 촉진하는 대표적인 방식으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을 비롯한 4개국이 공동주최국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인권보고서는 북한에 대해 정권에 의한 불법적이거나 자의적인 살인, 강제 실종, 당국의 고문, 잔인하고 비인도적인 대우 및 처벌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언론에 대한 '폭력과 괴롭힘'

보고서는 '표현의 자유' 장에서 "독립적인 언론과 효율적인 사법제도 및 민주적 정치 시스템의 기능을 통해 표현의 자유가 촉진된다"면서 "여기에는 언론도 포함된다"고 기술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법률과 헌법 조항 해석 및 이행, 인터넷 접근 금지 등의 방식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 탄압은 직접적인 '폭력과 괴롭힘' 또는 명예훼손 법을 악용하는 방식으로 자행됐다.

 

2023.2.17. 더탐사 제공
  

보고서는 언론 탄압의 첫 사례로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9월 뉴욕 방문 당시 대통령의 미국 의회 비난 비속어 발언을 보도한 MBC에 취한 행동을 상세히 기술했다. 윤 대통령은 MBC가 외국 의회를 비난한 발언을 보도한 것이 동맹 관계를 해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집권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MBC가 대통령을 모욕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요청했고, 방송기자협회는 9월 24일 대통령실이 해당 영상 공개 전 압력을 넣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사실도 전했다.

보고서는 대통령실이 11월 10일 "최근 외교정책 문제와 관련해 반복적으로 왜곡되고 편향적인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MBC를 배제하자 8개 언론단체가 "언론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명백히 반하는 결정"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국 정부와 공직자들이 대중의 토론을 제한하거나 개인과 언론매체의 표현을 검열하려는 의도로 명예훼손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과 시민언론 <더탐사>를 상대로 한 재판과 압수수색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유 전 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법무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서울서부지법에서 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쥴리 의혹'을 보도한 <더탐사>는 역시 국민의힘의 제소로 작년 8월 경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것이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nbsp;민주노총&nbsp;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사무실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관련&nbsp;압수수색을 마친 국정원 직원들이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2023.1.18. 연합뉴스

국보법 폐해, 2022년 상반기까지는 개선

국무부 인권보고서에서 국보법의 폐해는 매년 포함된다. 북한을 지지하거나 국가 반역으로 해석되는 행동을 범죄화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2021년 상반기 중 국보법 위반 혐의로 4건의 구속기소 사례만 나왔다면서 이는 42건에 달했던 2015년 이후 확연하게 줄어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상반기 중 단 한 건의 기소가 있었고, 9월 15일 헌법재판소가 사상 처음으로 주최한 국보법 공청회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간첩 사건과 공안 사건이 터지고 있는 현실은 반영하지 못했다. 이 대목은 내년 보고서에 압축 기술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자유 항목에서는 사법당국이 이메일과 인터넷 채팅을 들여다보는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패와 정부 투명성 부족' 장에서는 윤 대통령이 경제적 이유와 개인 생활의 안정을 이유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지난해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한 사례를 들었다. 이 전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진 부패 스캔들에, 신 회장은 역시 박 전 대통령이 포함된 뇌'물 사건에 각각 연루됐다고 소개했다.

대장동 사건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선거운동 자금 조달 목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로부터 6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에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의 50억 퇴직금 수령 혐의로 기소됐다고 소개했다. '노동자 권리' 장에서 보고서가 언급한 지난해 항만노조 및 화물연대의 파업과 금융노조의 하루 파업은 모두 노동을 철저히 개혁 대상으로 보는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에 발생한 노동쟁의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0일 워싱턴의 국무부 청사에서 '2022년 국가별 인권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2023.3.20.&nbsp; AFP 연합뉴스

2021년 보고서엔 특정 언론 탄압 사례 없어

이번 보고서가 언론 및 인권탄압 사례로 적시한 항목을 지난해 보고서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분명해진다. 우선 '표현의 자유' 장에서는 2021년 3월 대북 전단을 금지하기 위해 민주당 정부가 추진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과 관련,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야당 국민의힘의 주장을 소개했다. 또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대북 전단 50만 장과 기타 자료를 북한에 보내겠다고 공언한 박상학 씨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을 담았다. '가짜 뉴스'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통과를 시도해 논란이었다는 기술이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당국자에 대한 보도로 특정 언론매체를 탄압한 사례는 아예 없었다.

'명예훼손법' 관련해서는 명예훼손을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범죄화하는 법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특히 진술이 사실이라도 최장 3년, 거짓으로 판명되면 최장 7년 형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별 사례로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야당 인사들이 일제 강점기 친일 인사들과 혈연관계가 있다는 주장으로 피소된 김정식 씨 사례를 들며, 문 대통령의 고소 취하 사실을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1일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잠깐 대화를 나누고 있다. 비속어 발언은 이 직후에 나왔다. 2022.9.21. 연합뉴스

올해 보고서에 언급된 유시민 전 장관과 한동훈 당시 검사 사이의 소송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이 고인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전직 교수와 언론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던 사실을 적었다.' 부패' 장에서는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의 발족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성 토지 매입 의혹을 전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에 대해 징역 30개월이 선고된 사실도 상세히 소개했다.

미국 역시 국제적 기준에선 인권 후진국

미국 국무부는 연방의회의 요청에 따라 1976년부터 매년 '국가별 인권 관행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인 기준에서 미국은 결코 인권 선도국이 아니다. 오히려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인권단체들로부터 경찰의 과도한 폭력, 인종차별, 중앙정보국(CIA)의 고문, 사형제 등과 관련해 인권침해 사례를 지적받고 있다.

2021년 국제앰네스티 미국 인권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인권 기록을 복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책과 실행에서 결과가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찰의 과도한 총기 사용 탓에 2021년 한 해 동안에만 1055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돼 전년보다 늘었다면서 흑인이 폭력에 더 노출됐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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