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남아’의 굴레
워싱턴리포트 김진호 특파원 1980년대 말부터 언론에 몸담기 시작한 기자가 체득한 것 가운데 한 가지는 우리 스스로 타인의 관심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는 사실이다. 지난 70년대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이 탄생할 때마다 열광했던 국민적 관심은 한국 사회가 세계의 일원으로 다가갈수록 조금씩 넓고, 깊어졌다. 부끄러운 일이건, 자랑스러운 일이건 객관적인 시각에서 사안을 냉정하게 평가하기보다는 일단 바다 건너의 시선에 신경쓰는 성향이 됐다. 우리의 성취가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어떤 위치인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과정은 ‘대한 남아의 쾌거…’ 운운하는 흥분에 파묻히기 십상이었다. 걸핏하면 크고, 작은 ‘해외 반응’을 전해왔던 언론이 이러한 사고를 부추기고, 여론이 이를 요구하는 순환구조가 굳어졌다. 문제는 ..
칼럼/워싱턴리포트
2006. 10. 15.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