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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최악의 경우는 트럼프가 김정은 말 다 들어주는 것"

Interviewees

by gino's 2018. 4. 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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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은 3가지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타협안이 없거나(No deal), 좋은 타협안을 내거나(Good deal), 나쁜 타협안(Bad deal)을 내거나이다. 문제는 나쁜 타협안을 도출할 경우다.”

늦어도 6월 초에 있을 북·미 정상회담은 여전히 추측의 영역이다. 여느 미국 대통령과 다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스타일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토대로 북·미 정상회담을 분석하는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관계협회(CFR) 선임연구원(사진)의 접근이 관심을 끄는 까닭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연례 콘퍼런스 ‘아산 플래넘 2018’ 참석차 방한한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을 지난 4월23일 서울 소공로에서 만났다. 

타협안이 없는 경우는 회담의 실패를 뜻한다. 상황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좋은 타협안은 북·미가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둘러싼) 서로 간의 이견을 좁히기로 합의하는 방안이다. 문제는 ‘나쁜 타협안’이다. 스나이더는 “나쁜 타협안은 트럼프가 김정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경우”라면서 “주한미군 철수 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기하는 대신, 핵보유를 허용한다면 한국으로선 환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중시하기보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쳐왔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경우 같은 입장에 서왔다”면서 나쁜 타협안의 도출 가능성에 큰 무게를 싣지는 않았다. 

트럼프가 어떤 내용일지라도 타협안을 낼 것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보다 독특한 스타일 때문이다. 정상회담은 통상 실무관료들이 합의안을 논의하고 대통령은 마지막 결정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트럼프는 반대다. 본인이 먼저 타협을 하고 관료들에게 뒤처리를 맡기는 ‘톱다운(Top-down)’ 방식을 취하고 있다. 스나이더는 “북한과 관련해 미국이 늘 좌절해왔던 이유의 하나는 관료들의 충분치 못한 유연성 때문이었다”면서 “트럼프의 방식이 오히려 북한과의 협상에는 잘 먹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에 의존하지만 자신의 본능적인 직감(instinct)을 더 신뢰할 것”이라고 말해 막상 협상장에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가 보기에 트럼프로선 잃을 게 없는 게임이다. 모든 사람들이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에 몸서리를 치고 있는 만큼 어떤 타협안을 내놓건 전쟁만 아니면 환영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스스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우리는 위대한 타협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가, 곧이어 “타협안을 만들지 못하면 그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 등 극과 극을 오가는 트위터 메시지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자신이 정치적으로 실패할 확률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북한이 과연 비핵화의 근본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지만, 북한이 원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제재를 완화하고, 핵보유국가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사실만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적어도 트럼프는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교환할 생각을 지지하는 것 같다. 종전선언도 지지하고 있다"면서 "(그 자체로)큰 결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권위주의적 지도자들과 '케미(chemi)'가 좋았던 만큼 김정은 위원장과도 잘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맞는 말이지만, 트럼프는 그들이 자신에 대해 나쁜 말을 하지 않았을 때까지만 사이가 좋았던 것 같다"며 웃어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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