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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밑 극명하게 엇갈린 바이든과 푸틴의 '글로벌 위상'

시민언론 민들레(Dentdelion)

by gino's 2023. 12. 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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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의 종착점을 향해 달려가는 세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두 개의 전쟁에 대한 지원 예산 확보를 위해 상, 하원에 읍소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달아 방문, 외교 행보를 넓히고 있다. 6일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이다.

​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계류중인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의 통과를 호소했다. 2023.12.6. AFP 연합뉴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 의회에 예산 승인을 요청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문제는 바이든의 미국이 지나온 과거에 머물러 있는 반면에 푸틴의 러시아는 나아갈 내일을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미국 주도 세계질서이지만, 변화의 작은 조짐으로 읽어도 무방할 성 싶다. 

바이든은 이날 백악관 연설을 통해 초읽기에 들어간 1050억 달러(138조 원)의 안보 패키지 예산안의 통과를 호소했다. 이스라엘(143억 달러)과 우크라(614억 달러) 및 멕시코 국경 강화를 위한 예산이다. 공화당이 중점을 두는 국경 강화 예산과 한 묶음으로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특히 우크라 지원에 대한 공화당 하원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바이든은 "우리는 (우크라에서) 푸틴이 이기게 할 수 없다"면서 "역사는 자유의 명분으로부터 등을 돌린 사람이 누구인지 냉혹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공화당은 이미 우크라에 1110억 달러의 예산이 투입된 점을 강조하면서 추가 지원은 이민정책 관련 예산이 위협을 받는다면서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바이든은 국경 문제에서 중요한 타협을 할 용의가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푸틴의 행동에 책임을 묻는 일로부터 누가 발을 빼려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예산안 통과가 안 된다면 푸틴에게 가장 큰 선물을 안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이날 오전 주요 7개국(G7) 정상 및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의를 갖고 비상이 걸린 우크라 지원 대책을 협의했다.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조정관은 "결과적으로 우크라가 패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자, 푸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의 지난 여름 반격작전이 실패로 규명됐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기본 전략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무부가 8월 29일 공개한 우크라 통합국가전략(ICS)은 여전히 △우크라의 승리와 △우크라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경제 제도 개혁을 통한 '평화의 승리' 및 △러시아의 전쟁범죄와 우크라 국토 파괴에 대한 책임 부과를 3대 목표로 밝히고 있다.

6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3.12.6. TASS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 도륙이 계속되는 가자지구 사태에 대한 바이든의 사고 역시 하마스가 기습공격한 10월 7일에 고정돼 있다. 바이든은 5일 매사추세츠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하마스가 기습공격 당시 성폭력을 자행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받아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은 여성과 소녀에게도 최대한의 고통을 주었다"고 규탄했다. 아직 피해자와 피해 상황이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기한 이스라엘의 '의혹'에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10월 7일 이후 두 달 동안 자행돼 온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 등 주민 학살에는 입을 닫는 이중 잣대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상원의 예산안 통과 전망도 녹록지 않다. 민주당 성향 무소속 버니 샌더스 의원(버몬트)은 6일 공화당 의원들과 함께 안보 예산안을 표결에 붙일지 결정하는 투표에서 51 대 49표로 반대했다. 샌더스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나라를 지킬 자위권이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고 팔레스타인 남성과 여성, 아이들을 죽일 법적, 도덕적 권리가 없다"면서 추가 지원에 반대했다. 

바이든의 절박한 입장과 달리 푸틴은 6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달아 방문,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은 "친애하는 친구"라며 푸틴을 맞았고,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푸틴을 "왕국의 매우 귀한 손님"이라고 칭했다. 양대 현안은 유가 협의와 가자지구 사태다. 푸틴은 7일 모스크바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한다. 이틀 동안 중동 3개국 정상과 잇달아 회동, 가자지구 사태의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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