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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참상에도 자국'죄수 1명' 먼저 챙기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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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트니 그라이너(32). 전미 여자농구연맹(WNBA) 선수로 미국내 저명한 스포츠 스타이다. 미국 국가대표팀이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주로 신문 스포츠면에 등장하던 그의 이름이 올들어 주요 외신에 등장한 것은 지난 2월 17일 모스크바 푸시킨 국제공항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면서부터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처방받은 의료용 대마였지만 러시아에선 엄연히 불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불과 1주일 앞두고 이뤄진 그의 체포는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해석됐다. 서방의 대 러시아 제재 무마용으로 러시아가 '정치적 인질'로 그를 활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각국 언론에 등장했다. 미국 국무부는 그라이너가 부당하게 구금됐다면서 석방을 요구했다. 

미국은 '흑인의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잊을만 하면 벌어진다. 국민 일부의 인권과 생명을 존중하는 데 실패해온 나라다. 하지만 해외에 나간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선 발벗고 나서는 모순의 나라이기도 하다. 종종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뢰의 징표로도 활용됐다. 2018년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한달 정도 남기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로 북한 내 장기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김동철, 김학송, 토니 김)의 석방요구를 관철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냉전시절 스파이 교환을 연상시킨 미국과 러시아의 '죄수 교환' 현장. 지난 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에서 그라이너(맨 왼쪽)와 부트(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각각 러시아, 미국 호송인과 함께 마주 걸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방향으로 걸어 자국에서 보내준 비행기에 올랐다.  2022.12.8  UPI연합뉴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www.mindlenews.com)

미국 외교의 오랜 관행은 역으로 비공식 경로로 미국과 대화하려는 나라들이 종종 활용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라이너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죄수 교환' 방식으로 그의 석방을 시도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은 지난 5월 CNN방송의 보도를 통해서다. 미국에서 25년형을 선고받고 10년째 복역하고 있는 러시아 무기 밀매업자 빅토르 부트와 교환협상이 시작됐다는 소식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월 27일 그라이너에 더해 모스크바에서 간첩혐의로 복역중인 폴 웰런 등 2명을 부트와 교환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그사이 그라이너는 9년 유형을 선고받았다. 

냉전시절 스파이 교환을 연상시킨 미국과 러시아의 '죄수 교환' 현장. 지난 8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공항에서 그라이너(맨 왼쪽)와 부트(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각각 러시아, 미국 호송인과 함께 마주 걸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방향으로 걸어 자국에서 보내준 비행기에 올랐다.  2022.12.8  UPI연합뉴스 

그라이너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처음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정부와 공식 접촉하는 계기가 됐다. 앤서니 블린큰 국무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에 전화를 걸어 죄수 교환을 공식 제안했다. 러시아 측이 독일에 수감된 바딤 크라시코프를 교환대상에 포함하면서 협상이 꼬이기 시작했다. 크라시코프는 2019년 베를린의 한 공원에서 체첸 반군 지도자를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복역중이다. 빌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1월 14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러시아 정보수장 세르게이 나리시킨을 만난 자리에서 라이너의 석방을 거듭 촉구했다. 

바이든은 그 즈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날 것이냐는 CNN의 질문에 그라이너의 석방 건이라면 만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은 물론 전세계에 고통을 주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위해서는 "푸틴과 만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면서도 자국민 1명의 송환을 위해서는 만날 수 있다는 바이든의 말은 미국정치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브리티니 그라이너의 파트너(부인)인 셰렐이 지난 8일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앤서니 블린큰 국무장관(왼쪽)이 함께 하고 있다.  2022.12.8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개전 이후 미국이 국방당국 간 미·러 핫라인을 제외하고 러시아 정부와 공식 채널에서 논의한 주요 의제는 '죄수 교환'이었다. 10개월 가까이 끌었던 그라이너 송환 문제는 결국 지난 8일 결실을 보았다. 미·러는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공항에서 그라이너와 부트를 교환했다. 러시아가 2 대 1 교환을 거부함에따라 웰런은 제외됐다. 

바이든은 그라이너의 파트너(여성)를 백악관에 초청해 "그라이너가 곧 가족의 품에 돌아온다. 자칫 오랫동안 러시아에 있을뻔했다"면서 석방 소식을 전했다. 물론 언론사 카메라 기자를 부른 상태였다. 이 역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익숙한 정치다. 

푸틴은 죄수교환을 통해 두 가지 선물을 챙겼다. 거물급 죄수 부트를 돌려받은데다가 협상결과에 실망한 공화당과 바이든 행정부 간 내분을 일으켰기 대문이다. 행정부 내에선 법무부가 반대했고, 국무부는 찬성했다. 부트는 러시아 정보당국과 연결된 인물로 푸틴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가 요구한 크라시코프의 송환을 위해 반대급부를 내걸고 독일과 백방으로 해법을 논의했지만 실패했다.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복역중인 미국 해병대 대령 출신 폴 웰런의 부모가 지난 2월 15일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집에서  그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조 바이든 대통령은 웰런의 송환을 동시에 추진했지만 러시아측의 반대로 실피했다.  바이든은 웨런의 송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흥미로운 것은 죄수 교환의 장소였다. 냉전 당시 미·소 간 스파이 교환 장소는 주로 독일 포츠담의 글리니케 다리였다. 비밀 교섭은 중립국 스위스와 핀란드에서 자주 벌어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제재를 내린 유럽 국가들에서의 교환을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미·러 모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UAE의 아부다비 공항으로 결정된 이유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는 이 과정에서 미·러 사이의 중재를 했다고 사우디 외교부가 발표했다. 지난 9월 우크라이나가 억류한 외국인 전사들의 석방을 주선한 데 이어 빈 살만이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거둔 두번째 교섭 성공이었다.

http://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824 

 

냉전 시절 스파이 교환 연상시킨 미·러 '죄수 교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브리트니 그라이너(32). 전미 여자농구연맹(WNBA) 선수로 미국내 저명한 스포츠 스타이다. 미국 국가대표팀이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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