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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한번도 대북 선제공격을 말하지 않았다" '트럼프 사람'에게 듣는 '트럼프 생각'

Interviewees

by gino's 2017. 11. 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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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를 핵이나 미사일, 인권 등으로 나눠 낱개로 풀 수는 없다. 지난 20여년 동안 실패한 이유다. 포괄적으로 풀어야 하며 그 방법은 단연코 평화조약 체결뿐이다.” 누군가 이런 주장을 한다면 전혀 새롭지 않다. 

한·미 양국에서 제기돼온 대북 직접상대론(engagement)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그렇다고 대북 무력사용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그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인수위 자문 출신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장(72)은 한반도 문제의 해법으로 필요하다면 무력사용을 한 뒤 평화조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 국립외교원과 세종연구소가 연 동북아평화협력포럼 참석차 내한한 그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지난 16·17일 두 차례 만났다.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장(오른쪽)이 지난 1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장(오른쪽)이 지난 1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필스버리는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초안과 미·중 간 전략적 협력 및 대북 무력사용을 전제로 한 평화조약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어떠한 (선제)공격도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최소한의 제한적인 공격패키지로 평화조약 체결의 촉매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격 대상 역시 최소화해 15곳쯤으로 알려진 북한 북부의 핵·미사일기지로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전에 중국과 러시아을 설득해 북한에 대해 “'미국의 제한공격에 어떠한 대응도 해선 안될 것'이라고 통보한다면, 먹힐 수 있는 제안”이라고 역설했다. “북한이 휴전선의 장사정포로 서울을 공격한다면 그 결과는 북한의 완전한 파괴가 될 것이라는 점도 통보해야 한다”면서 “이는 순전히 내 아이디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인수위 자문이자 트럼프 지지자이지만 ‘트럼프의 대리인’은 아니다”라면서 “평화조약 역시 순전히 나의 제안”이라고 말했다. 


필스버리는 “이른바 똑똑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한 경고가 허풍(bluffing)일 것이라면서 어떠한 대북 무력사용도 안된다고 하지만, 허풍으로만 받아들인다면 상황 개선은 물론 평화조약도 불가능해진다”고 못박았다. 이어 “평화조약 초안에는 오랜 기간 협의해야 하는 회색지대가 있겠지만,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당장이라도 서명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야 한다”면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공감(empathy)’이 성공의 필요조건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어떠한 전쟁도 안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이 최상책이며 자신도 동의한다면서도 “무력사용 가능성을 배제한 채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내일 당장 북한을 공격하자는 말이 아니다”라면서 자신의 대북 무력사용론은 몇 개의 전제조건이 담긴 하나의 ‘시나리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1차 세계대전을 매듭지은 베르사유 조약 체결을 위해 6개월 동안 파리에 체류했음을 상기시키면서 “한반도 평화조약의 협상에만 최소 수개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봄부터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높인 트럼프의 거친 발언에 대해 묻자 “역사상 어떤 전쟁도 레토릭(말) 때문에 일어난 적은 없다”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공식, 비공식 말과 트위터 메시지를 정리하고 있지만, 어디에도 먼저 북한을 공격한다는 말이 없다”면서 ‘북한이 미국이나 우방을 공격한다면’이라는 조건절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비판론자들은 조건절을 생략한 채 발언내용을 과장함으로써 오히려 위기를 더욱 부추겨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근 비밀해제된 미국 국가안보 결정지침들을 소개한 자신의 저서 <백년의 마라톤>을 인용,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베트남군을 캄보디아에서 몰아내기 위해 중국과 비밀리에 협력하면서 1982년부터 매년 200만달러를 지출하는 328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고 전했다. 같은 저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소련에 대항하는 아프가니스탄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역시 극비리에 중국 인민해방군과 협력하면서 20억달러를 지출했었다고 기술했다. 그는 “미·중 간의 전략적 협력의 역사는 길고도 깊다. 북한에도 먹힐 수 있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평화조약을 성사시킨다면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다만 “데탕트 초기부터 미국을 ‘바(覇·군사적 패권국가)’로 인식해온 중국은 미·중 전략적 협력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왔으며 지금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과 중국 인민해방군 간의 소통을 강화키로 한 최근 미·중 합의나 ‘중국이 과연 제한적이나마 미국의 대북 공격을 용인하겠는가’에 대한 질문에 “양국 간에는 비공개 협력의 오랜 관행이 있다는 말”로 답을 갈음했다.


필스버리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와 관련해 “중국 내에도 강·온파가 있지만 다음달 방중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측과 ‘궁스(共識·공감대)’를 이룰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에 대한 총평을 묻자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새로운 전략의 토대를 놓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인도·태평양 개념이 2007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추진했다가 중단된 미국·일본·인도·호주와의 ‘콰드(Quad·4자동맹)’의 재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필스버리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콰드’라고 공식 인정한 적이 없다”며 “어떤 사람들은 일본의 아이디어라고 하지만 훨씬 전에 제기된 개념”이라고 말했다. “종래의 콰드가 4국합동군사훈련을 하는 등 군사동맹의 성격을 띠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쟁보다는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필스버리는?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장이다. 컬럼비아대 박사이지만 책상물림의 서생과는 거리가 멀다. 1970년대 중반부터 현장을 누벼온 군사, 첩보 전문가이자 중국통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과 대선 이후 ‘트럼프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내고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등에서 정책, 전략자문을 하면서 여러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마오쩌둥 이후 중국의 대장정을 분석한 2015년 저서 <백년의 마라톤>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선 영림카디널이 지난해 번역 출간했다. ‘바이방루이(白邦瑞)’라는 중국 이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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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192210005&code=910303#csidx23aabca28afc593b30d4b353df19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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