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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기지 오염 실태조사 더 미룰 수 없다

칼럼/破邪顯正

by gino's 2013. 5. 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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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미군기지 안팎의 기름 오염 사실이 거듭 확인되고 있지만 주한미군 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해 적절한 조사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기름 유출이 발견된 이후 12년째 겉돌고 있는 것이다. 엊그제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녹사평역과 캠프 킴 지역 등 1만235㎡에 달하는 토양이 오염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용산기지 인근의 토양은 물론 718만ℓ에 달하는 지하수도 오염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조차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미군 측이 영내 조사에 응하지 않음에 따라 서울시가 기지 밖 담벼락 주변 조사만 해온 결과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주한미군 당국과 주한 미대사관에 모두 9차례 공문을 보내 기지 내 기름오염 실태조사를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미군 측이 서울시의 조사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은 한·미 간 합의 정신에도 명백하게 위배되는 사안이다. 한·미 양국이 2001년 1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개정하면서 합의한 ‘주한미군 환경보호에 관한 특별양해각서’에 따르면 양국 환경분과위원회는 시설 및 구역에 대한 한국 공무원의 적절한 출입 및 합동실사 모니터링, 사고 후속조치의 평가 등을 검토해야 한다. 미군 측은 고엽제 오염 의혹이 일었던 2011년 캠프 캐럴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민관 합동 공동조사를 통해 용산기지 기름오염의 진상을 확인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차제에 한국 정부 관련당국이 과연 미군 측을 상대로 적극적인 문제해결 노력을 기울여왔는지 역시 들여다 봐야 할 터이다.

용산기지 주변의 오염된 지하수는 한강으로 흘러들어가 자칫 대형 오염사태로 확산될 소지가 다분하다. 미 당국이 혹여 기름오염이 자신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 ‘인간의 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으로 판명날 것을 우려해 조사에 불응해왔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미 양국이 수수방관하는 동안 애꿎은 서울시만 2012년까지 38억원의 혈세를 오염 정화에 쏟아부어야 했다. 미군 측의 오염 책임이 규명된다면 법정 소송을 통해서라도 돌려받아야 할 비용이다. 작은 구멍이 둑을 무너뜨린다고 했다. 한·미 군사동맹 60주년을 맞아 거창한 기념행사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다. 한·미가 용산기지 환경오염 문제와 같은 시민생활 밀착형 이슈조차 신속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자칫 양국 관계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수정 : 2013-05-28 22: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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