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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상생의 보루’ 개성공단을 흔들지 마라

칼럼/破邪顯正

by gino's 2013. 4. 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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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높아지는 남북 군사적 긴장의 불똥이 개성공단으로 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엊그제 정부·정당·단체 특별성명에서 “남북관계가 전시상황에 들어간다”고 선언한 데 이어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거론했다.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측이)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없이 차단·폐쇄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문은 북측이 남북 간 군사통신선을 차단하면서도 남측 인원들의 개성공단 입·출경에 필요한 연락수단을 단절하지 않은 것이 ‘외화수입원’을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는 남측 일각의 주장을 들어 자신들의 존엄을 모독했다고 지적했다. 북측이 개성공단의 폐쇄 여부를 이처럼 사소한 이유에서 결정한다면 다양한 여론이 공존하는 남측 체제의 특성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 개성공단마저 대남 위협의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치는 꼴이 될 것이다.

개성공단은 10년 전 공단 건설의 첫 삽을 뜬 이후 남북관계의 우여곡절 속에서도 꾸준하게 명맥을 이어왔다. 지난해 말 현재 123개의 남측 기업이 5만3000여명의 북측 근로자와 함께 남북 상생의 경제협력을 일구면서 20억달러에 가까운 누적생산액을 기록하고 있다. 남측 입주기업들은 북측 당국을 상대로 더 많은 근로자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존재 의미는 단순히 경제적인 셈법을 넘어선다. 남측의 자본·기술과 북측의 토지·노동력을 접목시켜 남북이 성과를 나눔으로써 궁극적으로 통일 기반을 만들자는 원대한 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2010년 5·24조치를 통해 남북 간 교류·협력을 사실상 중단시키면서도 개성공단을 건드리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의 전쟁 위협과 한·미의 무력 시위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개성공단이 문을 닫는다면 남북 모두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남측 입주기업들과 북측 근로자들만이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 국가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번 끊어진 끈은 다시 잇기 어렵다. 북측 당국은 개성공단의 운명을 섣불리 결정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남측 일각의 왜곡된 여론 역시 이념적 색안경을 벗고 개성공단을 바라볼 것을 권한다. “소모적인 정치적 논쟁을 자제해달라”는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은 어느 한쪽의 ‘달러박스’도, ‘트로이의 목마’도 아니다. 남북 공영의 화수분으로 남겨둬야 한다. 수정 : 2013-03-31 21:4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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