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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중국 인권’ 긴 외면 짧은 고민 ‘두 얼굴’

나눔의 국제정치학

by gino's 2012. 7. 3.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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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중국 인권’ 긴 외면 짧은 고민 ‘두 얼굴’

ㆍ티베트·수단 다르푸르·버마 문제 등

ㆍ선언적 관심 보이다 발빼기 일쑤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비롯해 ‘제한적 보이콧’ 움직임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정작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주저하는 서구의 두 얼굴이 엿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분석했다. 실제 베이징올림픽 반대의 명분인 티베트와 수단 다르푸르, 버마 문제 등에서 중국의 정책에 대한 비판은 주로 각국의 비정부기구(NGO)를 비롯한 여론의 몫이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선언적’ 관심을 보이는 데 그쳤던 각국 지도자들이 갑자기 뭔가 행동을 취해야 할 곤경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서구의 고민은 두 갈래로 정리된다. 표면적으론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야기한 미국의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불참과 4년 뒤 옛 소련의 LA올림픽 보복 불참 이후 국제사회에서 순수 스포츠 행사로 공감대가 정리됐던 올림픽이 다시 국제 정치의 한복판에 놓이게 된 점이다.

이면에는 거인으로 성장한 중국 경제에 대한 현실 인식이 놓여 있다. 독일 외교관계협회 중국 전문가인 에르베르하트 샌드슈나이더 박사는 “각국 지도자들이 불편한 도덕적 딜레마에 처했다”고 말했다. 경제적으로 웃자란 중국에 어떠한 조치를 취해 봐야 중국이 받을 타격보다는 반격이 더 아플 것이 분명하다는 얘기다.

입각 전 국제적인 인권옹호자로 명성이 높던 베르나르 쿠츠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의 말은 이 같은 고민을 반영한다. 그는 최근 보수 일간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외교정책을 인권문제로만 축소할 수 없다”면서 “프랑스가 달라이 라마와 중국 당국 간 대화를 촉진하려고 노력하는 상황에서 반대시위는 해결책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고 말했다. 정작 프랑스는 물론, 국제 사회가 중국의 국내외 인권정책에 대해 결연한 행동을 취한 적은 없다. 북한 인권 상황을 빌미로 유럽연합(EU) 핵심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수교를 안할 정도로 ‘인권외교’를 중시하는 프랑스 외교수장으로서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기도 하다.

자연 인권을 강조하는 여론과 중국 사이에서 각국 지도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일정 문제 때문’이라는 군색한 변명으로 개막식 불참의사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각국 지도자들의 ‘행동’은 결국 제한적이고, 상징적인 개막식 행사 불참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이러저러한 정황으로 볼 때 각국 지도자들의 불참으로 올림픽 개막식이 반쪽이 되더라도, 이들이 “티베트 사태 때문”이라고 명시하지 않는 한 중국은 최소한의 체면치레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 지도자들의 짧은 고민이 끝나면 중국의 국내외 정책 문제는 다시 민간단체들의 손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무줄 같이 늘었다 줄어드는 서구 인권 잣대의 ‘유연성’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입증될 전망이다.

<워싱턴 | 김진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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