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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새해 표정, 시름하는 세계 vs 낙관적인 미국

시민언론 민들레(Dentdelion)

by gino's 2023. 1. 7.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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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전쟁이 끝이 안보이고, 또다른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맞은 2023년. 각국 지도자들의 새해 일성에는 희망찬 기대보다 걱정이 많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와 식량 확보에 어려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고금리와 '킹달러'로 인한 고환율 탓에 불황의 그림자도 드리워졌다.

각국의 고민이 깊어가는 신년 벽두이지만, 유독 미국에는 희망이 넘친다. 일자리를 비롯한 각국 경제의 난관은 미국 경제의 호재로 환산됐다. 2022년 한해 동안 더할나위 없이 희망을 발견했다는 축하와 자신이 넘쳐 난다. 적어도 새해 맞이 분위기에서 '미국 대 세계'의 구도가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보위기와 경제위기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주요국 정상의 신년사를 들여다본다.

미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신년 휴가를 마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2일 백악관에 도착해 취재진에 인사를 하고 있다. 2023. 1. 2 로이터연합뉴스

"올해는 좋은 해" 바이든 행정부 낙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2023년은 아주 멋진 해가 될 것"이라고 짧은 소감을 내놓았다. 그가 말한 희망의 근거는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내정책협의회 국장이 내놓은 '2022년 결산(Review)'에 담겼다. 라이스 국장은 푸틴의 잔인한 전쟁과 미국 대서양 연안지방의 끔찍했던 허리케인 피해, 서부의 화재와 함께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지난해가 제시한 도전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도전은 단 3줄에 불과했다. 주로 국내정책에 집중했지만 A4용지 3쪽 분량에 성과와 진전을 소개했다. 

지난해를 '미국민에게 놀랄만한 진전을 이룬 해'로 평가한 라이스는 "미국 경제는 역사적인 성장을 계속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105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제1의 치적으로 자랑했다. 첨단기술 공급망으로부터 중국을 제외하는 '칩4'로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반도체 업체 및 자동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미국에 공장을 지은 결과다. 바이든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었지만 기실 미국이 아니라, (각국의) 공장과 일자리가 미국에 돌아왔다. 

라이스는 인플레이션이 수그러질 신호를 보였고, '미국 구조법' 덕에 교사 채용과 코로나19 팬데믹 대처, 학생들의 정신건강 지원 등에 122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지불가능한 건강보험법'으로 건강보험 미가입률이 8%로 기록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그다음 치적으로 내세운 건 전기자동차와 중고차를 살 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었다. 라이스 전 유엔대사가 12개 항목으로 정리한 2022년의 성취는 대부분 바이든이 작년 3월 1일 국정연설에서 밝힌 녹록지 않은 과제들이었다. 라이스의 지난해 평가에선 어떤 대목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드리운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다. 바이든이 조만간 국정연설에서 구체적으로 올해 계획을 밝히겠지만 새해를 맞는 미국 분위기는 어느 나라보다 상서롭다. 반면에 각국 지도자들의 신년사에는 그늘이 가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구랍 31일 신년 연설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시진핑 vs 기시다 후미오

동아시아 지도자들은 안보위기와 경제위기를 열쇗말로 신년 일성을 내놓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구랍 31일 오후 8시 47분에 시작한 연설에서 지난해를 돌아보며 제20차 당대회를 앞세웠다.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당대회가 제시한 청사진에 따라 모든 방면에서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진전시키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자"고 말했다. 국내총생산(GDP)이 120조 위안에 달했고, 세계적 식량난 속에서 19년째 풍작을 거뒀다고 자랑했다. 식량문제를 앞세운게 주목된다. 코로나19 대응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음을 강조하고, 타계한 장쩌민 전 주석의 업적을 돌아보았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그 다음이었다.

세계정세에 대해 "한 세기동안 볼 수 없었던 변화가 더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다"면서 "세계는 아직 조용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비취에 윤을 내면 질이 좋아지지만, 역경은 더 강하게 한다"는 말로 중국 공산당이 걸어온 100년의 역사를 돌아본 뒤 "여정은 길지만 우리는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일 신년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 위기로 인한 치솟는 물가, 빠른 속도의 옌화 가치 하락,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사망 등을 언급하며 지난해를 "역사를 만드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진정 격변의 한해였다"고 돌아봤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일본 총리실

그러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까닭으로 "일본경제와 국제질서 모두에 세계는 역사적인 갈림길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지속가능하고, 통합적이며, 새로운 경제모델을 만들려는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를 자신이 옹호해왔음을 강조했다. 올해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지위를 활용해 "무력과 핵위협을 통한 일방적인 현상 변화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한 뒤 안전보장관련 3대 문서의 개정을 배치했다. 

푸틴 vs 젤렌스키

교전당사국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교롭게 같은 시간 신년연설을 내보냈다. 12월 31일 오후 11시55분. 두 대통령 모두 전시 대통령으로 필승을 다짐하는 한편 국민을 위로하는데 방점을 두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입장은 평행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이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을 한 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의 역사적인 영토에 살던 우리 국민을 새로운 러시아연방의 지방에서 보호하기 위한 싸움"이라면서 "우리가 역사적으로, 도덕적으로 옳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 군인들을 배경으로 신년연설을 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실

서방의 '전면적인 제재 전쟁'에 대해 '"러시아 산업과 금융, 교통망이 붕괴하고 다시 회복하지 못할 것을 기대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경제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나라와 우리의 이해, 우리의 미래를 위한 우리의 싸움은 다극화된 세계질서를 열망하는 다른 나라들의 영감을 자극하는 표본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푸틴은 전몰자에 대한 감사와 함께 그 가족의 생활을 지원할 것을 다짐하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같은 시간 마이크 앞에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한해를 "우크라이나가 세계를 바꾸고,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발견한 해"로 정의했다. 젤렌스키는 2월 24일 시작한 전쟁의 주요 장면과 장소를 일일이 회고하면서 "우리는 항복 외에 대안이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승리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전쟁의 참상에 대해서는 "잊거나 용서하는 게 불가능하지만, 승리는 가능하다"면서 개전 첫날부터 '세계 2위 군대'를 박살냈다고 강조했다. 

2023년을 사람과 병사, 죄수들이 집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정상생활로 돌아가는 '귀환의 해'로 만들자면서 1991년 독립 당시의 영토 60만3628km2를 완전 수복하자고 다짐했다. "올 한해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올지 자신할 수 없지만, 어떤 것에도 준비돼 있다"는 말에는 확신과 불안이 교차했다. 지도자의 신년사는 국민에 올리는 보고이자, 한해 동안의 노고에 대한 헌사이다. 동아시아 분단국에서처럼 신년연설에서 '노동 법치주의'를 내걸어 국민 일부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은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1일 신년 연설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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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벽두, 시름 가득한 세계 vs 희망 넘치는 미국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하나의 전쟁이 끝이 안보이고, 또다른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맞은 2023년. 각국 지도자들의 새해 일성에는 희망찬 기대보다 걱정이 많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우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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